관리 메뉴

Define You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 이렇게 결정하였다. 본문

Insight for 기획/기획 10년째

스타트업으로 이직할 때 이렇게 결정하였다.

하루10분 2017.09.01 03:59

이직 일주일이 지나고, 지인들에게서 연락이 왔다. 이직한 사람들에게 의례적으로 하게 되는 질문들을 받았다. "적응은 잘 되느냐, 분위기는 어떠냐" 등등. 나도 이직한 사람들에 그런 질문들을 당연하게 하였다. 나는 먼저 이직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동하는 더 큰 회사가 아닌, 신생 업체로 이직하였기에 해주고 싶은 말들이 더 많았다. 내가 이직한 회사는 스타트업이라고 말하기에는 애매하다. 사업을 시작한지 2년이 된 업체이고, 올해 매출은 전년도 대비 5배 이상 예상된다.

이직을 고민할 때, 스타트업도 이직 대상으로 넣고 조건들을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일주일 넘게 출근해 일하면서, 막연했던 조건들이 뚜렷하게 정리가 되었다. 오늘이 이전 회사의 사내 어린이집 마지막 등원일이지만, 와이프에게서 이직 잘했다는 칭찬을 받았다. (퇴사하는 월 마지막날까지 등원 하게 해준 사내 어린이집에 감사!) 

스타트업을 이직 대상으로 넣은 이유는 간단했다. 나는 서비스 기획을 재미있게 계속하고 싶었고, 성장하는 회사에서 다양한 종류의 기회(안 해본 일, 해보고 싶었던 일, 보상 등등)를 만나고 싶었다. 



내가 이직할 때 고려했던 스타트업의 조건

1. 특정한 산업에 대해 기술 기반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인가?
이게 가장 중요한 조건이었다. 이 조건 하나에 몇 개의 다른 조건들의 충족 여부가 결정되었다. 포털에서 일하면서, 기술 기반이 아닌 서비스는 인력과 마케팅 비용 투자가 계속되어야만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배웠다. 기술력을 가졌고, 그 기술로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라면, 소수 인력을 전문화하는 것에 투자하고 마케팅 비용도 높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옮긴 회사도 교육, 경조사비에 대해서는 대기업 수준으로 제공하고 있다.

2. 회사의 비전, 미션, 모든 조직의 목표, 모든 개인 업무 KPI가 같은가?
회사는 매출을 만들어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미션을 설정한다. 이때 모든 조직의 목표가 매출에 직접 기여하고, 개인의 업무 KPI가 매출 발생에 직접 기여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었다. 회사가 커질수록 이런 곳을 찾기는 힘들지만, 1번 조건을 충족하는 회사라면 가능한 것 같다. 내가 하는 서비스 기획이 매출에 기여하는지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기존에는 간접 기여를 했던 서비스였다. UV/PV가 늘어도, 이게 회사 매출에 어느 정도의 기여를 하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 간접 기여 N억이라는 리포트를 보기도 했지만, 간접 기여이기에 뜨뜻미지근한 반응만 느낄 뿐이었다. 

3. B2B인가? B2C인가? 둘 다인가?
2번 조건 때문에 B2B 또는 B2C 중에 하나만 하는 곳을 찾았다. 둘 다 상대해야 하면, 2번 조건을 충족할 수 없었다. 그럼, B2B와 B2C 하나만 하는 업체 중에 어떤 쪽이 좋으냐라는 선택도 해야만 했다. 내가 알고 있는 B2B, B2C 모두 하는 서비스들은 "USER를 모아 트래픽을 발생시키고, 기업이 상품 판매나 홍보를 위해 수수료를 지불"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구조를 가진 서비스는 USER에게도 영업해야 하고, 매출을 발생시켜줄 기업에도 영업을 해야만 한다. 이렇게 해서 매출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그렇게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이 USER에게도 영업하고, 기업에게도 영업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려면, 기술력보다는 영업력으로 승부를 내야 하고 그에 따른 투자, 그리고 오랜 기다림도 필수인 것 같다. 덤으로 행운도 따라야 한다. 

4. 매출이 성장 중인가? 성장 중인 시장인가?
1~3번만 보면, 열정은 없고 조건만 보는 사람일 것 같다. 나는 외벌이에, 사내 어린이집에 만 2세 아들을 잘 보내고 있는 와중에 이직했다. 월급 지급이 밀릴지도 모르는 예상이 되는 곳은 갈 수 없다. 내가 혼자였다면, 진작에 내 사업을 하고 있을지도... 성장 중인 시장에서도 수익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업체들이 많다. 우선 매출을 보고, 그 뒤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봤다. 이때 고려했던 건, 국내 시장만 본 것은 아니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업체들의 매출, 대륙별 시장 경쟁까지 모두 조사했다. 그리고 인터뷰를 보고, 오퍼 레터를 받은 후 와이프의 컨펌을 받아냈다.

여기에서 한가지를 더 말하면 투자자들로부터 받은 투자금 상태였다. 그 투자금액의 규모는 고려하지 않았다. 투자를 많이 받았더라도, 그걸 얼마나 잘 운용하는지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달라진다. 이런 생각때문에 나는 투자받은 금액의 규모는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5. 유연 근무제인가? 
자율, 탄력, 유연 등등 다 비슷한 말이다. 8시간 근무를 하면 되고, 일반적으로 오전 11시~오후 4시가 코어 타임이다. 조직원이 많은 큰 회사일수록 유연 근무제를 적용하기가 어렵다. 타 팀 협업이 많은 경우 더욱 그렇다. 8시 출근해서 5시 퇴근하려는데, 5시에 회의 하자는 사람도 있을 거고... 조직 레이어가 많을수록 시간을 맞춰야 하는 리더들도 많다. 유연 근무제가 잘 정착된 회사에서라면, 주도적으로 일하면서 출퇴근 스트레스도 없을 것 같았다.

지하철 이용하는 사람들 없는 시간대에 앉아서 출퇴근하고 싶고, 날씨 좋은 날엔 집에 일찍 와서 햇빛 받으며 아들과 공원 산책도 가고 싶고...옮긴 회사는 처음부터 이 제도를 도입했고, 아침에 휴가를 내는 사람들도 많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은 재택근무다. 그리고 해외 근무자들과 파트타임 직원들도 있다. 회사가 더 성장하면, 주 2일 정도 재택근무하게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재택근무 날은 이상하게 일찍 일어난다. 출근길 대신 가사노동의 길을 걷고 있다...


-재택근무를 끝내고, 와이프가 저녁밥 하는 사이에...

3 Comments
댓글쓰기 폼
Prev 1 2 3 4 5 6 7 8 Next